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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포기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작성일 : 2022-08-21 14:11:50

조회수 : 1,988


안녕하세요, 이번에 동차기간 마친 수험생입니다.
기득 진입 여부 관련해서 조언을 구하고자 글 작성하게 되었어요.

저는 군대에서 1차를 응시했고, 감사하게도 합격에 충분한 점수를 받아 바로 민소 기본을 듣기 시작했어요. 다만, 전역 직전이었던 3월에는 복잡한 마음에 공부하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기에, 강의를 제대로, 또 많이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게 4월 초에 전역하여,  4~7월 사실상 4개월간 동차 기간을 보내고 이번 59회 2차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아무래도 준비 기간이 다른 동차생들에 부족했고, 전역 직후였던 4월에는 처음 해보는 실전GS에 치이고 밀려있던 민소 강의에 치이고... 공부환경이나 스케쥴도 군대에서 공부할 때랑 완전 달라지고 하니 공부 효율이 정말 안 나더라고요. 실제로도 그 3월 한달 및 적응못한 4월간의 허비한 시간이 정말 치명적이었다는 게 6월 말에서 7월 정도에 뼈저리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막판에 가서도 GS 점수는 잘 나오면 70프로대, 못 나오면 뒤에서 세는 것이 빠를 정도의 성적을 정말 질리도록 꾸준히 받았습니다. 마지막 특허 GS에서조차 책 없이는 쓰지도 못할 정도로 실력이 부족했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암기랑, 공부량을 끌어올리려고 원격으로 스터디도 하고 했는데, 같은 동차생인데도 오히려 훨씬 더 잘하고, 열심히 하시는 교우 분들이 많은걸 보고 자극보다는 정말 스스로 이 시험에 도전할 만한 자격은 있는 걸까 하며 정말 스스로 못났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점점 마음이 병들어 갔던 것 같아요. 기존에도 자존감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고 비교하는 습관이 심한 편이었거든요.

결국 GS가 다 끝난 7월에는 뭘 해야하나 어영부영하다, 지금까지 했던 GS 목차 겨우 한번 잡아 보니 시험이 5일 정도 남아 있었어요. 강사분들은 7월 때 정리하면서 실력이 가장 느는 시기고 본인이 스스로 느낄 수도 있을 거라고 강조하셨는데, 저는 그냥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애초에 머릿속에 든게 별로 없었던 탓이었겠죠.

7월에는 그래도 무언가 되어 있겠지 하나 믿고 해 왔는데, 여기까지 와서도 보이는 게 없으니 그때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때 정신건강, 몸상태가 정말 많이 악화되서, 주변에 대한 열등감, 자격지심도 엄청나게 심해지고, 살도 2~3주 사이에 10kg 가까이 빠지고, 혈변도 나오고 위장염증도 생겨서 내시경도 받고 했었네요. 매일 아침 저녁 독서실 가는 다리만 지나가다 보면 차라리 떨어져 죽고 싶은 충동이 들고, 매일 밤 눈을 감을 때마다 내일이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공부하는 중에도 정말 불안해서 미칠것 같은 마음으로 반쯤은 정신 놓고 공부했던 것 같아요. 도저히 시험장 가서 잘 쓸 자신이 없었고, 그렇게 처참한 답안지를 내고 나면 마음속에 뿌리깊은 실패의 기억으로 낙인이 찍힐 것 같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

하지만 어찌저찌 결국 시험은 보고 왔고, 그렇게 뻗어버린 후 쉬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과연 이렇게까지 이 공부를 하는 것이 맞나 고민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물론 전문자격증 시험 중에서 이런 극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이런 힘든 과정을 버티는 것도 아무나 못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이번 동차 기간 버티면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자존감도 정말 바닥을 치면서 열등감, 자격지심, 우울증 등 살면서 처음 온갖 부정적 감정이 증폭되는 걸 느꼈습니다. 시험 끝난 뒤에도 휴유증이 심하게 남아서 지금은 정신과에서 우울증으로 약물 치료 중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맞나, 공부는 무엇보다 건강한 정신상태로 해야 한다던데 병원에서는 지금 중증이라 두세달은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고.. 지금 상태로 당장 9월부터 공부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이런 정신머리로 공부해봤자 똑같이 고통받다가 떨어지고 시간만 허비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시험 막 끝났을 무렵에는, 정말 "생각보다는" 시험에서 선방한 것 같고, 생각보다는 희망이 보인다는 생각에 그래도 나한테 정말 좋은 기회가 주어진 건데 1년은 더 해봐야지란 생각 뿐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며칠간 쉬면서 생각을 정리하다가, 당장 9월부터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지 겨우 붙을 만하다고 생각하니 정말 불안하고 미칠 것 같으면서도,
동차때까지 공부한 머릿속 지식과, 못해도 5백은 들어간 학원비며 교재비를 생각하면, 여기서 그냥 포기해버리는 건 너무 아깝고 겨우 4개월동안의 경험으로 예단해서, 앞으로는 절대 오지 않을 기득 기간을 버려버린다는 게 너무 어리석은게 아닌가 생각이 계속 듭니다.

혹시나 이러한 상황에서 그냥 깔끔히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9월부터, 혹은 조금 더 휴식을 취하다가 기득으로 시험을 계속 보는 것이 맞을지, 생각나시는 대로 조언 주시면 정말 감사히 듣겠습니다. 꼭 제 상황과 직접 관련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기득 때 동차때와 다르게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등, 기득 시기에 대한 조언도 주시면 감사히 듣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 (2)

ㅌㅌㅌ

2022-08-22 10: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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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멘탈관리의 문제 같기도 한데
스포츠선수들이 마인드컨트롤 심리 담당 전문가가 붙듯이 그쪽 노력을 해보시는건 어떨지요 책이라든가 주변 도움

멘탈

2022-08-22 15: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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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하실부분 충분히 취하시고
할수있다는 자신감으로 다시 준비하는것도 충분하실것같아요
도중에 포기하면 진짜 아무것도 안남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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